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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일본영화 '괴물' 줄거리 및 결말 해석, 사견

by originalstory5 2024. 10. 13.

소문으로만 들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을 드디어 시청하였습니다. 입소문 탄 데는 이유가 있긴 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줄거리] 

 

 

 

 

주요 인물은 

포스터에 나와있는 위쪽 왼쪽부터 시작해서

 

 

    • 호시카와 요리 : 동급생
    • 무기노 미나토 : 주인공
    • 무기노 사오리 : 주인공 어머니
    • 호리 미치토시 : 주인공의 담임선생님
    • 후시미 마키코 : 교장선생님.

* 미나토 역이 영화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듯해 주인공이라 칭하였습니다. 

 

 

 

 

 

 

사건을 보여주고 그 사건에 얽힌 진실을 인물 각자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영화가 흘러가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이 왔다갔다 하는 편입니다. 미나토의 어머니가 호리의 학대와 관련하여, 학교와 대립하는 것이 큰 줄거리입니다.

 

시점 전환에 따라 숨겨진 이야기들이 밝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줄거리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나토 어머니(편모가정. 홀로 집안일과 세탁소일을 하는 중임.) 호리(담임선생님),학교,교장(최근 주차 사고로 손녀를 잃음) 미나토(주인공), 요리(동급생)
건물에 불이 남 건물에 불이난 것을 미나토와 함께 구경합니다. 
다음날 세탁소에서 다른 학부모로부터, 불이 났을 때 호리가 걸스 바라는 유흥업소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불이 난 시점에 여자친구와 근처 육교를 지났을 뿐인데, 반 아이들에 의해 걸스 바에 다녀온 것으로 오해받게 됩니다.  미나토는 요리와 대화도 하고, 간식도 나눠 먹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괴롭힘 당하는 요리를 모르는 척하고, 요리와 친한 모습을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합니다.
미나토의 이상행동 ■  흙을 묻혀오거나 갑자기 머리를 자르는 미나토에게 이상함을 느낍니다.

























■  밤늦게 사라진 미나토를 찾아 터널로 갑니다. 미나토를 데리고 오던 중, 미나토가 차에서 뛰어내려 병원에 데려갑니다. 미나토는 촬영결과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끼다가, 자신은 돼지의 뇌를 가지고 있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누가 그런 소리를 했냐는 어머니의 추궁에, 담임선생님이라고 대답합니다. 이에 어머니는 담임인 호리가 미나토를 학대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반에서 난동을 부리는 미나토를 말리다가, 실수로 미나토의 코를 치게 됩니다. 


■ 미나토와 같은 반 아이가, 호리에게 고양이 시체를 보여줍니다. 아이는 미나토가 고양이로 장난치는 것을 봤다 말합니다. 호리는 미나토가 고양이를 죽였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라진 요리의 실내화를 찾아줍니다. 어떤 날은 화장실에 갇힌 요리를 구해주기도 합니다. 화장실에서 미나토가 나가는 것을 목격했기 떄문에, 호리는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요리가 괴롭힘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가정방문을 합니다. 요리의 아버지로부터 요리는 괴물이며 돼지의 뇌를 가졌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  요리에 대한 아이들의 괴롭힘이 시작되자, 이를 직접 말릴 수 없어 물건을 집어던지는 난동을 부립니다. 

■  시체를 방치하면 다시 태어나지 못한다는 말에, 고양이 시체를 요리와 함께 태웁니다. 요리가 건물에 불을 질렀다고 생각하고, 토치를 빼앗아 자신이 보관합니다. 


■ 요리가 화장실에 갇힌 것을 보지만, 도와주지 않고 나가버립니다. 다시 돌아와, 호리가 요리를 구해주는 것을 지켜보고 도망가버립니다.



■ 숲속의 망가진 열차를 아지트 삼아 함께 숙제도 하고, 게임도 합니다. 어느날 요리는 곧 전학갈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미나토는 요리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요리가 위로하며 미나토를 안아주자, 느낌이 이상해 밀쳐내고 도망칩니다. 

■  미나토는 요리를 향한 괴롭힘에 동참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왜 도와주느냐 러브러브냐 놀리는 반친구들 때문에, 요리의 물건을 빼앗으려 하며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날 밤 홀로 아지트로 향하고, 요리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찾아온 것은 어머니였습니다. 뒤늦게 찾아온 요리는 이를 보고, 돌아가버립니다. 집에 돌아가는 차안에서 요리에게 전화가 오자, 차문을 열고 뛰어내립니다. 미나토는 병원에서 검사를 하게 됩니다. CT촬영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진상규명 요청 ■   학대에 대하여 논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가지만, 교장선생님은 이야기만 듣고 자리를 피하고 당사자인 호시카와는 찾아오질 않습니다. 

■  다시 찾아갔을 떄 호시카와를 만납니다. 하지만 어떠한 질문에도 기계처럼 죄송하다, 확인하겠다만 반복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  교장에게 인간이 맞냐 질문합니다.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말하는 
호리에게 , 걸스 바를 언급하며 말다툼을 합니다. 
■  자신은 미나토를 말리다가 그렇게 되었을 뿐이라 주장하려 합니다. 하지만 학교측에서 위원회가 열릴 것을 두려워하여, 사건을 키우지 않으려 합니다. 이에 호리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실수였다, 죄송하다'라는 정해진 말만 내뱉을 뿐입니다.


■ 학부모에게 잘 보이도록, 손녀와 찍은 사진을 배치하는 교장에게 이상함을 느낍니다. 동료교사로부터 손녀를 친 것은, 남편이 아니라 교장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것을 듣게됩니다.






학부모 회견 ■  피해자라는 요리를 찾아갔다가 폭력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  요리에게 진술을 부탁하고, 요리는 호리 선생이 평소에도 미나토를 학대했다고 주장합니다. 

■  
교장에게 손녀 일을 상기시키며, 손녀를 잃은 마음과 지금 내 마음이 같다 말합니다. 교장은 학부모들을 모아 회견을 진행합니다. 




■  미나토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은 호리는, 미나토가 고양이를 죽였다는 것을 진술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아이는 자신은 미나토가 고양이를 죽였다고 한적은 없다며 거부합니다. 

■  학교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학대 사실을 인정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결국 학대 사실을 인정하고, 학교도 그만두게 됩니다. 그만두기 전 교장에게 정말 손녀를 친 것은 당신이고 명예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묻습니다.
 
  ■  미나토가 계단에서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학교로 찾아갑니다. 범인이 호시카와라는 소리를 듣고, 그 선생이 아직도 일을 하는 거냐 화를 냅니다. 







■  학교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학대 사실을 인정하도록 강요받습니다. 학대 사실 인정 후 기자들이 집앞까지 찾아옵니다. 이와 얽히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됩니다.


■  테러까지 당하자, 억울함에 학교로 미나토를 찾아갑니다. 미나토를 쫓아가다가, 미나토를 밀어 떨어트렸다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지붕에서 뛰어내릴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결국 뛰어내리지 않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  미나토는 호리에 대하여 거짓말을 한 것을 괴로워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자신은 남들과 달라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에, 교장은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 말합니다.
 그날밤 자전거를 타고 요리네 집을 찾아갑니다. 요리는 자신의 병이 다 나았다며, 이제 할머니댁 이웃인 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거짓말이라고 말하게 되고, 아버지에게 끌려가 학대를 당합니다. 
태풍, 산사태 아침에 일어나니 미나토가 사라져있습니다. 미나토를 찾아온 호시카와와 함께 미나토의 아지트로 찾아갑니다. 쓰러진 열차에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부투합니다.  미나토와 유리의 작문과제를 다시 보게 됩니다. 맨 윗줄만 읽으면 미나토와 유리의 이름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둘의 관계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미나토에게 사과하기 위해 집을 찾아갔다가, 어머니와 함께 아지트로 향합니다. 태풍이 부는 날 미나토는 다시 요리를 찾아갑니다. 욕실에 잠겨 학대를 당한 듯한, 요리를 데리고 아지트로 찾아갑니다.

 

 

 

[사견]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영화제목이기도 한 '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괴물'을 판단할  때, '인간의 마음'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누군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점에 따라, 다양한 인물의 비인간적 면모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점이 되는 인물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 소거법으로 남은 사람 중 누가 괴물인가? 계속해서 추론하게 됩니다. 괴물은 누구인가?  반복해서 묻는 장면들도 이러한 취지에서 삽입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인물의 시점에 따라, 누가 괴물인가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그제서야 모든 인물의 이야기를 알게 되며, 영화를 다 본 나의 관점에서 괴물에 대하여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인물의 시점을 볼 수 없는 등장인물들은, 오로지 자신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부분만으로 상대방을 인식하게 됩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고, 그것은 하나의 고정된 틀이 됩니다. 이들의 시점에서 괴물과 인간은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영화의 등장인물들처럼, 자신의 관점에서만 상대방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모든 이야기를 다 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우리가 보지 못한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선입견 없이, 상대방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 어른들은 비교적 명확한 자신만의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나토의 어머니는 남편과 아들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때까지 지켜보기로 약속했습니다. 계속해서 평범한 생활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미나토가 나는 아버지처럼 살 수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듣지 못합니다. 미나토가 티비를 즐겁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미나토는 티비 속 여장남자를 보고 어두워집니다. '미나토는 평범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미나토와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본질을 보지 못하고 호리의 학대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공식적으로 남편이 교장선생님 대신 죄를 뒤집어 썼다는 말은 없지만,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교장이라는 지위를 위해 손녀를 잃고 남편도 잃은 그녀에게 남은 것은 학교뿐으로.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호리의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에 비하여, 아이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과 달리 행동의 방향성이 한 곳으로만 향하지 않습니다. 

 

 미나토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하면서도, 요리와는 계속해서 어울립니다. 요리에 대해서 고정된 태도를 보이지 못하며,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괴롭힘에 동조합니다. 영화는 미나토가 이런 혼란들을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이를 잘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말]

 영화에 퀴어 요소가 첨가되어 있습니다. 요리의 아버지는 요리를 '돼지의 뇌를 가진 괴물'로 표현하며, 이를 치료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요리는 나중에 치료가 끝났다며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미나토는 요리의 포옹에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어머니에게 자신은 아버지처럼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는 미나토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점으로, 미나토가 혼란을 겪는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돼지의 뇌를 이식받은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
아빠는 다시 태어났을까? 나는 뭘로 다시 태어날까?
난 왜 태어났을까?

 

미나토는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돼지의 뇌를 가진 괴물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괴물인 내가 태어났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새로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환생, 다시 태어나는 것에 대하여 질문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환생에 대하여 궁금해 합니다. 미나토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다 죽었다는 것을 보니, 미나토의 입장에서는 아버지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런 아버지가 다시 태어날 수 있었을까,  다시 무엇으로 태어났을까, 궁금했던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결말이 죽음으로 끝난 것인지 아닌지 사람마다 해석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존했다는 것에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미나토는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을 때, 관악기를 불어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소리는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 같던 호리의 시선을 옆으로 비껴나가게 합니다. 호리가 자살을 시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살아서 진실을 마주합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미나토가 다시 태어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렇지만 미나토는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후반부에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미나토는 교장선생님에게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들킬까봐 거짓말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교장선생님은 누군가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날 미나토는 요리를 찾아갑니다. 교장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괴물이어도 사람이어도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요리를 찾아간 것 같습니다. 

 

요리 : 다시 태어난 걸까?
미나토 : 그건 아닌 거 같아.
요리 : 아니라고?
미나토 : 응 원래 그대로잖아.
요리 : 그렇구나 다행이다.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했던 미나토가,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서 짓는 표정은 절망이나 슬픔의 표정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바뀐 게 없이 원래 그대로라는 것을 다행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화창한 배경과 열려있는 철문이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죽음의 요소로 본다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것이 주인공들의 성장한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미나토가 유일하게 자신으로서 솔직해 질 수 있는 공간이, 요리와 함께하는 열차 아지트였습니다. 그런 공간이 무너진 것은 하나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곳을 탈출했고, 산사태로 무너진 열차를 두고 화창한 새로운 공간을 향해 기쁘게 뛰어갑니다. 

 

저는 이 영화를 성장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아직 어린 배우들인데도, 연기가 탄탄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습니다.